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장애와 우울
이형우 전공의
 
서부신문 기사입력  2021/06/02 [10:44]

 

 

사람은 삶의 과정 중에 질병을 겪기 마련이고, 질병은 많은 경우에 후유증을, 더 나아가 장애를 갖게끔 합니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 총 인구의 5%(251만명)가 장애인이며 그중 10% 남짓의 경우 선천적인 이유로 장애를 갖었으나, 대부분의 경우(90%이상)에 후천적 이유로 장애를 갖게 됩니다. 다시 말해 장애란 나와 다른 집단이 아니란 의미를 갖습니다.

2014년에 시행된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우울 경험비율은 24.5%로 나타나 비장애인의 우울 경험비율인 10.3%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신체적, 정신적 불편감이 개인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단 눈에 띄게 보이는 외형적인 장애만이 우울 경험을 불러오는 것은 아닙니다. 만성 기능성 소화장애, 지속적인 과민성 대장염 등 자신의 생활 영역을 침범하는 반복적인 질환 및 후유증 또한 일시적인 우울감을 경험하게 할 수 있으므로 장애와 우울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마음 챙김에 있어 도움이 되는 요소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 질환의 후유증을 겪게 되는 경우에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울이란 스트레스 등의 사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근심, 실패감, 무가치감 등의 기분장애를 나타냅니다. 최근 이러한 우울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국내외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우울을 겪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의 사람보다 평균 수명이 짧고, 질병 유병률이 높으며, 7.8배 높은 자살생각 비율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우울을 경험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과 우울증과 관련된 여러 가지 위험한 결과는 우울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과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때 이러한 우울 문제가 장애여부에 따라서 차이를 보입니다.

서두에 기술하였다시피 장애인은 비장애인 보다 약 2배 높은 우울 경험비율을 가지고 있으며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우울은 신체적 건강 및 장애정도를 더 악화시키고, 자신의 장애수용과 재활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자살위험성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울감의 악화로 악순환을 유발시킵니다.

우울과 관련된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특성이 있습니다. 이는 자아존중감, 만성질환, 그리고 사회적 지지를 의미합니다. 자아존중감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또는 부정적인 평가를 의미합니다.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우울감이 발생한 초창기의 강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우울감의 부정적인 영향 및 발생 요인이 되지만 자아존중감의 수준에 따라서 이러한 스트레스를 평가하는 정도와 대처방식이 달려져서 우울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질병의 발생, 장애 및 후유증의 발생이 스트레스 요소가 됩니다. 즉 평소 본인 자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할수록 질병의 심리적 영향을 이겨낼 내면의 힘이 강한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하는 사람은 질병, 후유증 등이 발생하였을 때 자신의 인생이 실패하였다고 여기거나, 어떤 방식으로 살더라도 행복할 수 없다고 여기는 식의 우울감이 증폭되는 방향으로 사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더하여 만성질환의 정도가 나쁠수록, 가족, 친구, 이웃으로부터 얻게 되는 사회적 지지가 높을수록 우울의 정도가 양호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투병 이후 발생하는 장애로 인해 생기는 우울감을 우리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우리는 낙담과 우울장애를 조심히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정적 상황으로 인해 일시적인 우울 경험을 겪는 것을 우리는 우울장애라고 판별하지 않습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5)에서는 2주 이상의 증상 지속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기도 합니다. 또한 우울감은 발생 초기 가족, 친구, 이웃 등에게 사회적 지지를 많이 받을수록 빠른 속도로 정도가 감소하기도 합니다. , 낙담이 지속되지 않도록, 강한 우울감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가족, 친우들의 감정 버팀목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자신감과 환경에 대한 극복감을 갖도록 지지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갖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좋습니다. 충분한 양의 규칙적인 식사, 적절히 삶의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운동, 충분한 양의 수면 시간은 제반 컨디션 및 의지를 갖게끔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장애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후유증의 연장선이고 더 나아가 질환의 연장선이 되기도 합니다. 수많은 장애를 갖은 환우들은 신체적, 정신적 불편감과 더불어 사회적인 차별과 불리함, 가족을 포함한 사회적 외면으로 심리적 상흔을 갖게 됩니다. 우울 경험을 넘어 우울 장애에 이르게 되면 스스로의 의지로 회복이 어려운 단계에 쉽게 놓이게 됩니다. 반드시 의사의 치료와 가족들의 보살핌이 필요하게 됩니다.

물에 들어가보지 않은 사람이 물 속을 이해할 수 없듯이 우울증도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절대 이론만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의료기관과 더불어 함께 이겨나가며 가족과 사회가 함께 버팀목이 되는 시대를 기다립니다.

<동서한방병원·동서병원>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공감
기사입력: 2021/06/02 [10:44]  최종편집: ⓒ seobu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