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할 만큼 요즘같이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정신과 질환이다. 우울증 환자의 첫인상은 슬픈 표정에 지쳐있고 타인이나 외부 대한 무관심하며 행동이 느리다는 특징이 있다. 3년 이상 이어지는 코로나와 급변하는 국제정세 걱정에 지칠대로 지친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는 듯하다. 이런 인상을 보인다고 하여 모두가 우울증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를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여 우울증으로 발전되고, 심해지면 자살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시할 수 없는 질환이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기준에 따라 먼저 진찰을 받은 후 그에 따른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 치료라고 하면 항우울제 복용을 생각하지만, 항우울제 같은 강력한 약물은 효과적이나 부작용도 많기 때문에 사용에 신중해야한다.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환자의 우울 증상 해소를 기본으로 하여 신체적 쇠약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우울증 치료의 한의학적인 접근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한의학의 정신질환 치료는 ‘心身一如’로 정신과 육체는 하나임을 강조하고 음양오행과 오장육부 체계에 근거하여 접근하게 된다. 정신과 신체는 서로 영향을 주며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쪽도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으로, 이를 오행의 원리로 접근하여 분노, 기쁨, 사유, 슬픔, 공포의 대표적인 정서활동을 각각 목, 화, 토, 금, 수에 배속하고, 다시 각각 간, 심장, 비장, 폐, 신장의 오장육부 체계로 대입하게 된다. 위의 체계를 토대로 오행의 상생상승 속성에 따라 기쁨의 정서 활동은 슬픔의 정서가 극단적으로 항진되었을 때 제약하여 안정시킨다. 사유 및 근심의 정서가 극단적으로 항진 된 경우 분노의 정서가 이를 안정시키게 된다. 이런 특성을 이용한 한방정신요법을 오지상승요법이라고 한다. 각 정서 활동이 어떤 요인에 의해 극단적으로 항진되면 그에 상응하는 오장육부에 영향을 주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난다. 한약의 처방은 이런 문제 되는 정서 활동이 배속된 장부 및 음양의 특성에 맞춰 처방하게 된다.
우울증은 사유의 정서활동이 과하여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내려야 하는 수 많은 결정들과 쉽지 않은 선택들로 근심이 과할 경우 이는 비장을 상하게 하여 불면증, 건망증, 체중감소,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분노의 정서가 사유의 정서를 제약한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면담 및 정신요법을 진행하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원리를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한 임상례는 고대 문건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위에서 소개 한 것처럼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있어 한의학은 치우쳐진 정서 활동을 반대되는 다른 정서 활동을 통해 조절하여 궁극적으로 음양오행적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이런 접근은 현대 심리학의 방법과 다르고 정서를 자극한다는 것 자체가 치료와 거리가 멀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고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장점과 과거 많은 한의학 명의들이 사용했던 만큼 여러 증례들이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널리 시도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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