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한 대학 상권과의 비교에서 매출·유동인구 증가율 1위 기록
비교 상권은 서울시와의 협의로 사전 선정된 곳(건대입구, 서울대입구, 교대역)
교통 변화, 교통량 등 분석 모니터링에서 '교통 소통 문제 없음' 결과 도출
▲ 토론회 후 이성헌 구청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 서부신문 |
|
올해 상반기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 해제 기간 동안 타 지역과 비교해 연세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교통 소통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구청장 이성헌)는 지난 13일 창천교회 백주년기념관 맑은내홀에서 지역주민과 상인, 관련 분야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세로 차량 통행 업그레이드’ 결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부 윤상혁 교수는 서울시 신용보증재단이 2023년 9월 4일 자로 제공한 데이터를 토대로 연세로 상권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연세로 상권의 2022년 상반기 대비 2023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 증가율은 22.0%로 서울 지역 유사 대학 상권(서울대입구역 -4.1%, 교대역 14.8%, 건대입구역 11.5%)과 비교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연세로 상권의 ‘점포당 매출액’과 ‘유동 인구 증가율’ 역시 각각 23.0%와 38.6%로 모두 가장 높았다.
△서울시 전체 △서대문구 전체 △상권의 ‘점포당 매출액’ 증가율을 비교해도 각각 8.2%, 20.3%, 23.0%로 같은 결과가 나왔다.
참고로 비교 대상 지역 3곳은 서울시와 서대문구가 협의해 ‘매출액과 유동 인구 규모에 있어 연세로와 규모가 유사한 대학 상권’으로 시범 해제 전에 미리 결정해 놓았으며 서대문구가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다.
교통기술사인 ㈜진성 김진환 대표는 올 상반기 연세로 교통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연세로의 경우 현재 서비스등급 D등급이 나오고 있고 버스 통행속도 또한 △평일 평균 시속 11.65km(해제 전 12.30km) △주말 평균 시속 11.18km(해제 전 11.35km)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 해제 후 연세로의 교통 서비스 수준(A∼F)이 D(안정된 교통류, 높은 밀도) 이상이고, 버스 운행 속도가 시속 10km 이상이면 ‘교통 소통 문제 없음’으로 판단하기로 했었다.
나아가 연세로 이면도로에는 차량이 줄어들어 오히려 보행자들의 안전이 확보됐다.
실제로 평일 기준 연세로 인근 창서초등학교 쪽 이면도로의 교통량은 하루 2,088대에서 1,877대로(주말은 1,872대에서 1,718대), 명물길 교통량은 하루 849대에서 697대로(주말은 804대에서 711대) 감소했다.
이 같은 발표 후 신혜숙 전 한국교통기술사협회장을 좌장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자로는 김봉수 신촌상가번영회장, 정지웅 서울시의원,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등이 참여했다.
이 구청장은 “과학적인 조사 분석 결과 ‘상권 활성화 효과 있음’과 ‘교통 소통 문제 없음’이 논란의 여지 없이 충족됐으므로 서울시는 시민과의 당초 약속대로 9월 중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가 끝나 매출이 증가한 건지, 대중교통전용지구가 해제돼 매출이 증가한 건지 알 수가 없다’는 서울시 주장에 대해 “유사 대학 상권과 비교해 연세로 상권의 증가율이 더 높다면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 해제 효과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김경민 교수는 상권 활성화를 위한 접근성의 중요성을, 정지웅 시의원은 시가 발표한 정책과 주민 간 상호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봉수 번영회장은 “서울시가 상권 하락을 걱정하는 주민 의견에 귀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서대문구는 ‘한층 넓어진 보행로 등 기존 연세로에 설치했던 보행자 위주의 각종 교통인프라가 훼손되지 않고 잘 유지되고 있고,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 해제 기간 중에도 필요에 따라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같은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서울시는 2023년 1월 5일자 공고(서울특별시 공고 제2023-13호)를 통해 ‘도심 교통정체 완화와 상권 활성화 도모를 위해 지정·운용되고 있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운용을 일시정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연세로(신촌로터리~연세대삼거리) 550m 구간에 대해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에 따른 교통량 및 매출액 증감 등의 효과를 분석해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목적의 상실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판단하기 위한 것’이며 ‘일시정지 기간은 2023년 1월 20일∼9월 30일’이라고 공고문에 명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 같은 공고의 내용에서 방침을 변경해 ‘신촌 연세로에 대해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 동안 다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시행하겠다’고 최근 서대문구에 알려 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월 30일 제320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 질문 답변에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와 관련해 “계절은 다르지만 비교를 해 봐서 더 매출이 많이 늘어나는 쪽으로 결정을 하면 10년, 20년을 내다보며 후회 없는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취지로 답했다.
또한 “(다른 장소와 비교하는 것보다는) 한 장소를 놓고 코로나 종식 이후에 과연 대중교통만 다니게 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한번 비교해 보는 게 지혜로울 것 같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는 ‘연말연시와 계절적 요인 등이 있는데 2023년 상반기 6개월과 서울시가 추가 시행하겠다고 한 6개월(2023. 10.∼2024. 3.)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논리적 정당성과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0만 유커 관광활성화 대책 등 신촌과 연세로 상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변수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동일 상권 내 다른 6개월간의 매출액 단순 비교를 통해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면 더 큰 혼란만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편 ‘연세로가 2014년부터 9년간 서울시 유일의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자리하는 동안 서울시에서 추가된 곳이 한 곳도 없으며, 국내 대중교통전용지구 1호인 대구 중앙로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일부 해제를 검토하고 있는 점도 서대문구의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요청에 힘을 싣고 있다.
<이용익 기자>
▲ 이성헌 구청장이 토론회에 앞서 연세로 차량통행 추진 성과에 대해 언론 브리리핑을 하고 있다. © 서부신문 |
|
▲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시범운영 결과 토론회 개최 모습. © 서부신문 |
|
▲ 서울시의회 앞에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 서부신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