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 중에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심장이 갑자기 멎어 사망하였다는 이야기도 왕왕 듣게 되고, 눈에 보이지 않고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이니 환자분들의 불안감과 걱정이 이해가 갑니다. 이에 두근거림, 한의학에서는 심계(心悸)라고 말하는 증상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 두근거림, 심계(心悸) : 두근거림이랑 심장 박동을 스스로가 느끼는 불쾌한 감각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심장박동이 빨라진 것보다는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사람마다 순간적으로 발생할 때도 있으나 어떤 사람은 장시간 지속하기도 합니다. 같은 병태에서도 사람마다 스스로 느끼는 사람이 있고, 심장 박동이 변화하여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두근거림이 반드시 심장질환이나 부정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정상적으로도 노동, 운동이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심장이 빨라지거나 느려질 수 있으며 심리적, 정신적 요인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두근거림의 원인과 그 빈도는 심질환성 43.2% / 심인성 30.5% / 기타 10% / 불명확 16.3%입니다. 따라서 두근거림의 원인을 생각할 시에는 먼저 환자의 환경 및 치료적 배경, 증상의 특징, 기저질환의 유무를 살펴봐야 합니다.△성별, 연령 : 두근거림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많이 호소하며, 그 배경에는 심장신경증(정신적 원인에 의해서 일어나는 혈관계 증후군), 갑상선기능항진증, 빈혈이 여성에게 많다는 것이 작용됩니다. 연령으로 보면, 정상적인 생리적 두근거림은 20~30대에 많고, 판막병, 부정맥, 심질환 등에 의한 두근거림은 40대~60대에서 많이 확인됩니다.
△지속시간과 출현, 소실기간 : 다양한 원인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병원에 찾아오실 때 증상의 특징을 잘 표현해 주시는 것이 좋으며 대표적인 증상의 특징으로 a. 순간적으로 덜컹하는 맥이 튀는 듯한 느낌이 든다. b. 갑자기 두근두근하기 시작하고 잠시 뒤 갑자기 편해진다. c. 왠지 모르게 두근두근거려 괴롭고, 모르는 사이에 낫는다.가 있습니다. △유발원인(시작 및 정지) : a. 가벼운 노동으로 유발되는 것. b. 심한 운동 중, 후에 발생하는 것. c. 몸을 움크리거나, 숨을 멈추거나, 구토 등을 하여 정지하는 경
우. △동반 증상 : 헐떡임, 흉부불쾌감, 불안감, 과호흡, 어지럼증, 실신 등. 구조적인 문제, 즉 심장 자체에 문제가 없지만 발생하는 두근거림의 경우 생명의 치명적인 위험을 주는 경우는 덜합니다. 환자와 이야기 하다보면,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불안증과 동반증상을 치료하다 보면 두근거림도 같이 완화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두근거림과 함께 흉통, 실신, 식은 땀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 두근거림의 한방치료 : 한의학적으로는 심계(心悸), 즉 두근거림의 원인을 칠정내상(七情內傷), 심혈(心血)의 부족 등으로 이야기하여 풀어 말하자면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감정적 충격, 또는 빈혈, 컨디션 난조 등을 말합니다. 실제로 두근거림을 주원인으로 호소하며 한방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심장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보다는 원인이 심인성, 기타, 불명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50 중반 이상의 여성 환자분이 환자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내담을 진행하다보면 심리적인 압박감, 지속적으로 받아온 스트레스를 목도하게 됩니다. 흔히 화병(火病)이라고 부르는 증후군을 나타냅니다. 한약, 침 치료 등의 한방치료를 통해 화병치료를 시행하면 두근거림이 완화되는 것을 주로 보게 됩니다.
환자분들에게 스트레스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일정기간 회피하도록 권유하며, 회피할 수 없다면 명상, 근육 이완 요법, 티타임 등의 시간을 갖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내원시에는 심리적 갈등을 유발하는 사람(주로 남편 또는 자녀)과 함께 방문하도록 하며 함께 면담을 시행합니다.
■ 결론 : 두근거림은 무섭습니다. 심장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며 심장은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기 때문입니다. 두근거림이 반복되고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면 병원에 방문하셔서 진찰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정맥, 두근거림을 악화시키는 여러 요인들 또한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술, 담배, 카페인 등이 그것입니다. 적당한 음주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3잔을 넘는 음주는 심장에 안좋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흡연은 전체 심장질환 발생의 1/3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절대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카페인 또한 심장 박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 차, 초콜렛 등의 과도한 섭취 또한 피해야 합니다.
최근 코로나 여파로 인해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을 보이며 두근거림도 같이 호소하는 환자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자택에서 시행할 수 있는 간단한 이완 운동이나 명상 등을 권해드리며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동서한방병원·동서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