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구 - 본지 논설위원/대한노인회 중앙회 이사/국민통합연대 경기본부 고문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고 마음이 음흉(陰凶)하여 겉과 속이 다른 이를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자라고 한다.
이런 사람은 믿음이 없어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법률적으로도 구제 불가능하여 인간고유(人間固有)의 권익을 보호받을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일가친척은 물론 동료, 친구, 이웃 등에게 외면당하게 되고 국가로부터는 혜택을 받지 못해 살아있는 죽은 자 취급을 받게 된다.
불행하게도 이와 같은 철학이 없고 비인격적인 사고(思考)에 빠져 분별력을 잃은 자가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있었고 또 미래에 대통령직이나 국가 지도자가 되려는 현존하는 자들에게도 더러 있으니 한심하고 부끄러운 세상사가 되고 있다.
이런 부류의 일부 사람들의 행위를 보면 결핍된 도덕성과 무지하고 윤리의식이 전무한 환경에서 성장하여 오직 출세지향성 욕구에만 집착하여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와 책임, 의무 등에는 소양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이들의 행위의 면면은 아집, 독주, 책임회피와 의무에 소홀하면서도 사리에 맡지 않는 독선적 욕구 충족에만 빠져 합리적 사고나 협동성이 전무한 실정에 놓여 있다. 때문에 부끄러움도 모르고 염치도 없어져 분수를 모르니 요란법석만할 뿐 정책이 없고 정치는 표류하고 있다.
동물이나 식물이나 생명체에는 독특한 냄새가 난다. 동물은 짐승에 따라 각각 냄새가 다르고 식물도 종류에 따라 다른데 우리는 그것을 ‘향기’라고 한다.
만물의 영장(靈長)인 인간에게도 냄새가 있다. 체취(體臭)는 의식주와 환경에 따라 생기는 냄새이지만 사람 냄새를 이야기할 때는 사람 됨됨이에서 풍겨나는 인성적 냄새나 품위를 말하며 우리는 그것을 ‘인품’이라고 한다.
절박한 현실을 바라보는 안타까움에 소망하기를 우리 앞에 하루빨리 사람 냄새나는 품격이 있는 자가 나서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옛날부터 동양인들은 덕성(德性)과 지성(知性)을 겸비한 최고의 인격자를 가리켜 ‘군자’라 칭(稱)하고 묵화(墨?)를 치며 군자의 도를 닦았다.
20세까지는 인생의 봄으로 간주해 매화와 같은 기상으로, 40세까지는 난과 같은 자세로, 60세까지는 국화와 같은 마음으로, 80세 전후를 대나무 같은 절개로 삼아 4군자(四君子)의 향기를 고루 가지고 살기를 바라며 살아오고 있다.
공자는 삼십을 ‘이립(而立)’이요, 사십을 ‘불혹(不惑)’이라 하여 나이 30살에 모든 기초를 세워 홀로 서고 40살에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여 세상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난(蘭)과 같이 고상(高尙)하고 결백(潔白)한 향기를 간직할 때이다.
국화의 꽃말은 ‘성실, 청결’을 상징한다.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다른 꽃들이 지는 계절에 홀로 피어나 찬 서리에도 그 모습이 아름답고 향기 또한 그윽해 어떤 꽃들보다 으뜸이다. 60세까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가져야 할 향기이다.
곧은 줄기에 사시사철 푸름을 잃지 않는 대나무의 꽃말은 ‘변함없는 절개’의 상징이다. 후손이나 후배들에게 본이 되어야 할 인생의 막다른 어귀에서도 뚜렷한 사상이나 철학도 없이 오락가락하는 세태를 보면서 일생을 잘 정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나무의 꽃말을 되새기게 한다.
혜인시대(慧人時代)에 생명을 부지(扶支)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대나무의 꽃말처럼 사회정의와 공익사회에 이바지하는 동행자로 향기 있는 인품(人品)으로 살았으면 한다. 악취는 분별력 없는 탐욕에서 나온다.